모자(母子)의 리더십, 이색 기록 세운 한국화랑협회
미술품 거래와 산업 전반을 대표하는 한국화랑협회에서 독특하고 흥미로운 사례가 나왔다. 한 가족 내에서 어머니와 아들이 차례대로 협회장 자리에 오르는 진기록이다. 이번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이성훈 선화랑 대표는 자신의 어머니이자 선화랑 창업자인 고 김창실 회장의 발자취를 이어받아 이 직책을 맡게 되었다. 이러한 역사는 단순히 가족 경영을 넘어, 예술과 리더십의 전통이 세대를 뛰어넘어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화랑협회의 새로운 선두주자
한국화랑협회는 미술품 거래업계의 권익을 보호하고 협회를 대표하는 중책을 맡은 기구다. 그리고 이 기구의 제22대 회장으로 이성훈 선화랑 대표가 선출되었다는 소식은 예술계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윤여선 갤러리 가이아 대표와의 선거 경쟁 끝에 임기 2년의 직위를 얻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번 신임 회장은 누구일까?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법조계에서 활약한 이성훈 회장은 현재 변호사로도 명성을 떨치고 있다. 그는 법률가로서의 경력뿐 아니라, 서울 인사동에서 선화랑을 운영하며 예술 사업에도 깊이 관여해 왔다. 이전에는 한국화랑협회 부회장직을 맡아 예술계의 전반적인 활동에도 기여해왔다. 이러한 다양한 경험은 이 회장이 협회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게 하는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
세대를 잇는 리더십: 어머니 김창실의 발자취를 잇다
이 회장의 어머니인 고 김창실 창업자는 선화랑을 설립한 인물로, 한국 미술계의 발전에도 큰 족적을 남겼다. 그는 한국화랑협회 제5대 및 제8대 회장을 역임했는데, 이는 20세기 중후반 한국 미술이 세계 미술 무대에서 자리 잡기 위해 치열한 노력을 기울이던 시기였다. 김창실 창업자는 단순한 예술 지원자를 넘어 미술계의 리더로서 역할을 했으며, 그녀의 노력은 현재에도 예술계에서 회자될 만큼 중요한 유산으로 남아 있다.
이러한 어머니의 업적을 뒤따라 이성훈 회장이 같은 협회직을 맡게 된 것은 한국 미술계에서 한 가족이 미술과 리더십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세대에 걸친 노력과 헌신은 단순한 행정적인 승계가 아닌, 예술에 대한 철학과 정체성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문화와 법률의 조화를 통해 추진할 새로운 비전
이 회장은 법률가로서의 전문성과 예술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협회를 위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계획이다. 법률적 관점에서의 정교함과 예술계의 감성적 이해를 결합해 한국화랑협회의 권익 확대와 한국 미술계의 글로벌화에 힘쓸 것이다.
대표적인 목표 중 하나는 미술품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국제 미술 시장에서 한국 작품의 가치를 더욱 인정받게 하는 작업일 것이다. 미술계의 패러다임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국제적으로 활발한 마케팅 전술,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온라인 미술품 경매, NFT(Non-Fungible Token)와 같은 새로운 기술의 등장이 이를 방증한다. 이런 변화들 속에서, 이 회장은 한국 화랑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하며 성장할 수 있도록 전략을 마련할 책임이 있다.
또한, 그는 미술에 대한 시민적 접근성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미술의 대중화는 다양한 전시회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고, 이는 일반 대중부터 신진 아티스트까지 연결고리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예술은 소수만의 특권이 아니며, 누구나 접근 가능한 공공재로 다가갈 때 예술계는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가문의 유산으로 남을 리더십의 가치를 지키길
한국화랑협회를 이끌어갈 이성훈 신임 회장의 이야기는 예술과 가족, 그리고 세대를 잇는 리더십의 전형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단순히 모자(母子) 협회장이라는 기록을 넘어, 그가 앞으로 미술 생태계에 어떤 긍정적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가 크다. 그의 리더십이 개인적 성장에서 멈추지 않고, 한국 예술계 전반에 걸쳐 진정한 변화와 발전을 가져오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앞으로 그의 발자취는 단순히 협회의 기록을 넘어, 한국 미술계가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빛날 수 있는 역사를 만들어갈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한국화랑협회의 변화는 단순한 인사 발표를 넘어서, 한국 미술계 전반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한국 미술이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고, 예술의 대중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미래가 다가오길 기대해 본다.